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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rte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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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독서모임 독후감] 쉽게 익히는 부동산 개발사업

 저는 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경상남도 OO시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비거주부문 아파트) 건설사 시공 직무로 일하고 있습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쉽게 익히는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나와 있듯이 2020년 7월 1일부로 시행된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사유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후 20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지정 효력이 사라진 땅에 대해 민간이 도시계획 부지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 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대지면적 40,754.5 m^2, 건폐율 13.06%, 용적률 227.38%, 지하 3층, 지상 28층, 7동, 798세대 규모 아파트 신축사업입니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건축공학과를 전공하고 건설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건설사업의 프로세스와 각 시기에 어떤 일들이 진행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건축시공 직무로 일하고 있다 보니 한 프로젝트의 계획단계에서 결정된 것들을 그저 문제가 되지 않게 마무리하고 있는 역할이라고 느꼈습니다. 책 덕분에 대략 알고 있던 프로젝트 초반에서의 시행사, 신탁사, 대주단 등의 업무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절차와 각 단계에서 주의점에 관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사전협의‘ > ’제안서 제출‘ > ’협상‘ > ’공원계획 심의‘ > ’협약‘ > ’토지비 예치‘ > ’시행자 지정‘ > ’공원계획 고시‘ > ’ 실시계획 인가‘ > ’토지 매입‘ > ’미매입 토지 수용‘ > ’건축심의 및 사업 승인‘ > ’공원사업비 검증‘ > ’공원 기부채납‘)
 공무가 아닌 시공 직무이다 보니 대관 업무를 하지 않아 책에서 다룬 사업 단계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대신 공사를 하면서 찾아보고 알게 되었던 내용을 통해 프로젝트의 사례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사업지가 4개 단지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저진동, 저소음‘ 이상의 장비로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라는 민원관련 승인조건, 공사시 발생되는 사토는 방출계획서에 따라 시행하고 운반시는 안전덮개 설치 등으로 유출방지에 철저하라는 사토반출관련 승인조건, 공사시공 중에는 방음시설의 성능 및 설치기준[환경부고시2-11-135 시행2011.9.30, 가설방음벽-소음진동관리법시행규칙 별표10]에 의한 가설방음벽 설치를 이행하라는 가설방음벽관련 승인조건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관련 부서 검토의견에 따라 준공검사 시 필요한 내용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자료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하수시설과에서는 <터파기 공사시 지하수 배출>에 대해서 터파기 공사 시 지하수가 발생할 경우 토사침전 후 상등수(맑은물)만 우수관으로 배출하고, 지하수 배출시 ’공공하수도 일시사용’을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고 고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지 내에 침사지를 만들어야 했고 관련 자료를 남겨놨습니다.
  부지 중 비공원시설을 제외한 부분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사업이다 보니 비공원시설 사업부지의 지점측량이 중요했으며, [산지관리법 시행규칙(농림축산식품부령 제00173호 2015.11.25)]에 따라 사업 완료 후 산지에 대한 복구 설계서 승인신청서 제출 등 산지 복구를 신경 써야 했습니다.


 해당 사업지의 경우 지하 3층 지상 28층 규모나 산을 깎아 부지를 조성하여 지하 3층의 레벨이 외부도로 레벨과 같았습니다. 터파기는 발파를 하기로 계획되었고, 이를 위해 사업부지 주변의 4개 단지 아파트와 1개 마을에서 발파공사 사전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화약류관리기술사의 설명과 수치를 통한 안전성 입증에도 주민들은 발파공법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향후 일어날 분쟁 소송에 대비하여 인근 건물 등에 대해 균열 등을 사전조사하고 발파공사 진행중 시점과 완료 시점에 전후 진행 상황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발파 진행 중에 발생했던 민원으로는 ‘세대 내 욕실 타일 파손’, ‘건물 외부 균열’, ‘보행로 균열’, ‘소음 및 진동’ 등이 있었습니다. 발파공사를 하는 날에는 인근 단지에 진동계측기를 설치하여 대장을 작성하였고 수치를 통해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휀스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설치하는 6m 높이가 아닌 10m 높이의 휀스를 설치했으며, 외부에 인근 초등학교에 후원하여 진행한 포스터그리기 대회 수상작을 프린팅하는 등 지자체 친화적인 요소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현재 주변단지들과 보상금액에 대해 협의 중이며 한 개 단지는 분쟁위원회를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사유지를 개인의 자유대로 사용하지 못하던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주민들에게 공원을 제공하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부채납의 조건이 있기 때문에 지질조사를 통해 터파기 공사의 공법과 공기를 정확하면서도 보수적으로 계획해야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발파공법을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인근건축물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전후 비교자료를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시행사는 토지매입에 대한 자금 마련(PI, PF 등)과 토지매입 계획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공사비는 사업성만 좋다면 분양금으로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성 검토 역시 철저하면서도 보수적으로 하여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해당 사업지의 경우 발주처에서 토지매입 비용에 대한 PF를 진행하고 공사비는 분양금을 통해 조달했습니다. 이는 청약경쟁률 평균 77대 1, 프리미엄 약 1억 등 사업성이 좋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진행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시 전매제한 조건이 없었음에도 투자수요보다 해당 지역의 실수요자들이 많았습니다. 이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특성에 따라 남은 삶을 공원 조망을 가진 집에서 살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의 니즈를 공략한 점도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고려하여 공원방향에는 대형 타입(전용 101, 124)을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시기적으로 시공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들어갈 조경공사를 테스트하는 단지로 선정되어 특화된 조경이 예비 입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점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이기는 하나, 다른 일반적인 사업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사업성 검토와 지역 및 시기적 특징을 고려해야 무리 없이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익히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읽으면서 건축사업의 전반적인 흐름을 밀도 있게 훑어볼 수 있었고, 각 참여자의 역할 및 주의점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률적인 주의점은 대략적으로는 이해가 되었으나 각 사업을 진행할 시기에 다시 해당 내용들과 함께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사항들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곧 현재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가게 될 시기라 책에서 알게 된 관점을 좋은 사업지를 골라 인사팀과 협상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겠습니다.

디벨로퍼 P
2025-01-26
좋은 경험치들을 '책' 으로 엮어내는것을 생각해보시는것도 권해봅니다. ㅎㅎ
분명 주변사람들 그리고 민간공원사업과같은 특수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관심가지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큰 인사이트가 될 것이라 생각이 문득 들어서요~ ㅎㅎ
늘 건승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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