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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호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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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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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건설현장 안전관리 회고..

 예전 블로그를 뒤지던 중 몇 년 전 겨울 가슴 철렁했던 순간을 기록하고, 반성했던 글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자칫 뉴스에 나올법한 대형 재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을 신속한 대응과 조치로 경미한 사고로 막을 수 있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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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칼바람이 부는 1월의 어느 날이었다. 한참 사무실에서 마감공사를 위한 검토를 하던 중 갑자기 현장에 구급차 소리가 니며, 119 구급대원이 현장으로 들어온다는 무전이 들렸다. 그리고, 현장 안전직원들의 무전과 함께 공사팀 직원들이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아차, 무슨일이 또 생겼구나..’ 철렁하고 내려 앉는 가슴을 쓸어앉고 어느 덧 내 두 다리도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겨울 강풍에 공사를 위해 설치해 놓은 갱폼이 휘어버려서 허공에 반쯤 덜렁거리며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도심지 한복판에 있던 현장이다보니, 지나가던 운전자가 갱폼이 벌어진 것을 보고 119에 신고를 한 것이다. 한창 골조가 끝나가고, 대부분의 담당자들이 마감검토에 집중을 하던 차에 외부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출동한 119 대원들이 아슬아슬하게 외부 갱폼 발판을 오가며 등산용 로프로 갱폼을 내부 기둥에 고정을 하고 있었고, 해당 부위에 도착한 필자를 포함한 전 현장 직원들은 턴버클(다행히 골조업체 소장이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현장에 턴버클 수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을 가지고 전체 고정을 하여 임시조치를 할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천운이었던 것은 갱폼 하부에 낙하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낙하물방지망에 갱폼의 벌어진 부분이 걸려있어서, 하부로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고, 그 사이 등산용로프와 턴버클등을 이용하여 벌어진 부분을 고정하여 임시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다. 다음날 갱폼 해체팀을 투입하여 갱폼해체 및 보수 후 다시 설치를 할 수 있었고, 인명사고 없이 무사히 대처를 할 수 있었다. 재해로 이어지지 않고, 막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운도 따랐고, 평소 훈련되어 있던 관리감독자와 안전관리자들의 협심하여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이후, 혼자 해당 상황을 적어본 글이다.


[발생원인 리뷰]

갑자기 발생한 예상치 목한 강풍

3~4단 발판간 지점이 멀어 상대적 내력 부족

3~4단 발판간 중간 고정점에 대한 사전검토 부족

타설 전일에 발생하여 보양막등 풍하중 영향 증대


 [즉각대처 우수점]

사전에 낙하물 방지망 설치가 됨

(호이스트 미설치 구간이나, 인력양중으로 설치)

운 좋게 외부 민원인 신고로 소방관 즉시 출동 후 조치

골조업체 턴버클, 로프등 사전 자재준비로 즉시 대응

시공사, 협력사 단합으로 신속한 대응 실시


 [향후 시사점]

갱폼설치 시 내력부족 부위 사전검토 철저 및 조치

낙하물 방지망등 안전시설물 설치 철저

동절기, 하절기(태풍철) 강풍예보 시 보양망, 수직망등 바람통로 확보 및 로프등 결속조치

유사 시 대비 비상조치 자재등 확보 철저

유사 대비 연락체계 확보 사전연습 실시


 다행이 그 때 근무했던 현장은 중대재해 없이(물론, 경미한 부상등은 있었다. 예전 각 시공사마다 무재해 운동을 한다고 경미한 재해등을 공상처리하고는 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이 현장에서는 실제 발생한 경미한 재해도 모두 관리를 하였다.)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 또는 1:29:300의 법칙은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남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재해라고 하는 것이, 여러가지 요소들이 겹쳐졌을 때(물론, 운이라는 요소도 정말 무시할 수는 없다. 오직하면 현장소장의 기가 약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을지도…)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현장의 관리자들이 그 요소들이 연속해서 이어지지 않게끔 끊어주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독자분들이 관련된 현장들의 무재해(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중대재헤 ‘0’를 기원하며…)를 기원하며, 오랜만에 예전 기억을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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