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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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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공짜없는 세상.. 구직할 때 착취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또 그속에서 인사이트를 얻어야한다 (경험담)]

잠시 사파리에서 야생으로 나왔을 때 초반의 기억을 소환해 보려고 한다. (PC 검토파일을 정리하다보니 웃픈 시절이 회상되다보니..)

 

사파리에서 호기롭게 부푼 꿈을 꾸고 나왔다기보다는 그냥 막연하게 야생으로 발을 내딛었다고도 볼 수 있을 그때 였던거 같기도 하다. 딱 이거다~! 하는 그 무엇, 그런 사냥감도 발견하지 못하고 근거리에 두지도 못한 상태에서 야생으로 나왔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리라. 사파리에서의 정해진 식단과 특식이 익숙했던 시점이다보니 그 경력과 비슷하고 휴리스틱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야생에서 생활하기위한 추진력을 얻어볼 심산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건설사에 이력서를 제출한 뒤, 면접일정이 잡혀 면접을 보러 가게된다.

 

나름 수도권에서는 시행도하고 건설도 하는 종합건설회사 성격의 그 곳에서 앞선 면접자가 면접을 보는 시간동안 잠시 접객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건물 내부 곳곳에 인테리어가 올드하게 그러나 무게감 있게 되어있는 것을 눈으로 구경도하고 어떤 곳일까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을까하는 생각들도 하면서 그리고 건설사에서의 근무는 처음이었다보니 근무하게되면 어떨까 기존 개발회사 하고는 많이 다르겠지? 등등 복잡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계속 재촉했다.

 

앞선 면접자의 면접이 끝나고 내 차례가 되어 회장실에 들어가서 건설사 대표인 회장님과 직각으로 앉아서 면접을 시작하게되었다. 이력서를 근거로 이런저런 일들을 물어왔고 무난하게 대답은 한거같긴 한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회상하는 것을 보면 입사는 안되었다. 그런데 좀 특이했던 것은 안성쪽에 매입해둔 상업지가 있는데 어떻게 개발해야할지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기도하니 나에게 그 사업지에 대한 간략한 시장조사보고서 혹은 검토의견서를 제출해줄 수 있겠느냐고 하는 이야기를 물어왔다. 제대로된 일정이라면 입사해서 맡아서 쓰면 될 일이긴할텐데, 회사 입장에서도 이력서 하나만 가지고 혹은 면접보는 시간동안의 그 대화를 가지고 중간관리자급을 채용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도하고, 어떤 수준인지 포트폴리오 혹은 페이퍼웍을 보고 싶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에게 합리화시키면서 그렇게 시장조사검토의견을 제출하겠다고하고 면접을 마무리 지었다.

 

사전 조사를 위해 안성 해당 토지 주변에 대한 자료를 서칭하여 기본적인 개념을 잡고나서 카메라를 챙겨 시장조사 하러 출발했다. 나름 개발회사에서 3개 현장의 컨셉도출, 인허가, 준공등을 챙겼기에 상업용지에 대한 개발 컨셉 및 개발방향에 대해서의 정리는 큰 부담은 없었으나, 모르는 동네, 처음가보는 지역에 대한 지역성지역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흐름 등에 대해서는 직접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하면서 현장에 도착했다. 면접본 회사에서 매입한 토지는 기반시설 조성공사가 다 완료된 상태였고 막 공급이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향후 분명 건물이 들어서서 블럭을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그냥 휑한 상업지역이었다. 그러다보니 면접 본 회사에서도 어찌해야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주변 단지내상가 분양사무실을 들러서 분위기에 대해서 물어도보고, 발로 몸으로 기억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을 크게 그리고 좁게 지그재그로 사선으로 등등 걸어보았다. 그렇게 시장조사를 마치고 내용을 정리하고 사업수지를 앉혀보았더니 생각보다 큰 매력이 없는 수치들로만 조사되었다. ~ 그래서 토지를 사두고도 진행을 하지 못하고 생각이 많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 상황속에서도 뭔가 방향성 제시를 위해서 노력해내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해본다. 최종적으로 현장의 보고듣고 체감한 것을 기반한 것에 내 스스로의 디벨로퍼 적인 생각들을 디벨롭하여 보고서를 정리하고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메일 수신은 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연락이 없다면 채용 의사가 없다는 것일건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사파리때의 관성으로 내 스스로 아주 매력이 넘치기 때문에 입사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나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상황이 되어감을 그 때는 알지 못했던거같다. ? 이렇게 정성껏 내용정리하고 아이디어도 좋고 다재다능한데 왜?~ 하는 생각으로만 지켜보다가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 글을 적으면서 다시 확인해보니 4번 문자를 보냈는데 답변은 없었다. 씁쓸한 야생에서의 방황 1탄이라고나 할까..그런 일들이 있었다.

 

몸은 야생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신까지 혹은 자세까지 야생에 나온게 아니었던 시기 (퇴사하고 한달 이내에 벌어진 일이다)지만 바로 그게 야생이다 라고하는 것을 알게해준 에피소드였다고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이용당한 것이고 상대편에 관점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순진하다. 세상물정 모른다라고 이야기해도 될만큼 어리버리 했던 상황이다. 그게 가장 명쾌한 설명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 면접 상황에서 이번 허들만 넘으면 취업이 될 것이고 다시금 사파리의 그 안락함에 기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 미션인데 No 라고 이야기할 배짱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야생에 나가서도 누구에게든 뒤통수를 맞거나 속임을 당할 수 있는 잠재적 환경을 가지고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나마 시장조사 다녀온 것 그리고 수고를 들여 보고서를 쓴 것 정도로만 큰 경험치를 쌓은 것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야생은 거칠고 잠시 멍때리고 있으면 코베어가는 세상임을 진작에 알았어야했는데 말이다. 당장 No라고 이야기하는게 결코 리스크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야했는데, 그 사파리의 밥, 특식, 간식에 눈이 멀어서 그 안일함을 놓지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다보니 눈앞에 있는 하나하나의 그 이해관계에만 집중하면서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판단과 결정을 불가피하게 내리는 모습을 보이게되는 것이 아닐까. 길게보고 방향성을 제대로 잡았어야하는데 말이다. 돌아보니 그런 자세가 아니었다는것에, 바로 눈앞의 이익 혹은 사냥감에만 집중하면서 그 다음, 주변을 보지 못했던 내 모습이 이제야 보이게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느덧 2018년 기준으로 6년이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그시절의 나를 바라보니 측은한 마음도 든다. 어떻게든 야생에서 지내보려고 노력했던 그 때의 그 나름대로의 최선의 모습들을 시간이 지나서 자료로 보게되니 다양한 생각, 느낌이 든다. 야생은 쉬운공간이 아니다. 늘 뒤로만 빼 앉는다면 그게 고착화되고 야생에서의 주변인이 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한다. 어디서든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야하고 최선을 다해나가야한다. 안주하려고하면 안된다. 늘 노력해야한다. 진심을 다해서 그런 다음에 사냥감을 찾아나서도 늦지 않는다. 당장 배고프고 춥고 힘든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걸 이겨내야한다. 그래야 더 배부르고 따뜻하고 더 즐겁게 행복하게 보낼수있는 것이다. 그냥 얻어지는건 이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야생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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