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 심포도(심준섭)입니다. 이번에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책은 인간 행동 이면에 숨겨진 본성과 심리를 18가지 법칙으로 정리한 책으로, 우리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통찰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자기 감정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법, 자기인식을 높이는 방법, 그리고 타인의 행동을 읽고 공감하는 법 등은 법조인으로서의 제 경험과도 깊이 맞닿아 있었습니다. 제가 대형 로펌에서 일하다가 법무법인 심(心)을 설립한 것도 "마음을 다해 고객에게 조력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만큼, 이 책에서 다룬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들은 법률가이자 한 조직의 리더로서 저의 신념을 다시 한번 다잡게 해 주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이성적인 존재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에 크게 좌우되는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그린은 지적합니다. 우리 뇌는 어떤 자극에 먼저 감정적으로 반응한 뒤에야 이성적으로 이를 해석하는데, 이때 종종 잘못 해석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저 사람이 잘못했으니 내가 화난 거야"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안의 불안이나 질투심 때문에 분노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감정적 충동에 이끌리면서도 정작 자신이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법정이나 협상 테이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송 전략을 짤 때 의뢰인이 분노나 불안에 휩싸여 있으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고, 사소한 자존심 때문에 합리적 조정을 거부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을 지키는 것, 법률가에게는 필수적인 이 덕목을 그린은 책의 첫 장부터 강조하고 있었지요.
그린은 우리가 이성을 흐리는 여러 편향(bias)에도 빠지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찾으려는 확증 편향, 주변 집단의 의견에 무작정 따르는 집단 편향, 스스로는 남들보다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우월 편향 등 다양한 함정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러한 편향을 종종 마주합니다. 때로는 의뢰인께서 본인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굳게 믿고 상대방의 주장이나 증거를 애써 무시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함께 일하는 후배 변호사가 다수의 견해를 맹신한 나머지 창의적인 해결책을 놓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편향에 빠지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스스로와 동료들에게 늘 "한 걸음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보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책에서도 비슷한 조언을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화가 난 순간에 바로 항의 이메일을 보내기보다는 하룻밤 자고 나서 써본다든지, 중요한 회의 전에 잠시 깊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식의 자기 통제는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저도 초년차에는 재판 중에 감정이 앞서는 바람에 불리한 발언을 했던 실수를 교훈 삼아, 이제는 최대한 차분하게 팩트와 논리를 중심으로 대응하려 노력합니다. 합리성을 유지하는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상당합니다. 구성원들 역시 차분하게 문제 해결에 임하게 되고, 의뢰인에게도 신뢰를 주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1. 자기 인식과 성장: 내면을 들여다보는 용기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즉 자기 인식은 그린이 거듭 강조하는 덕목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성격과 욕망, 때로는 약점과 어두운 면까지 가지고 있지만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 어느 정도 나르시시스트(자기애 강한 사람)"라고 말하면서도, 건강한 자기애를 가진 사람은 그 에너지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합니다. 깊은 자아존중감이 있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여유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문득 법조계에서 마주했던 여러 리더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자존심과 욕심 때문에 동료 변호사나 의뢰인의 의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 결과 갈등이 생기거나 중요한 정보를 놓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면 진짜 실력 있는 변호사일수록 오히려 겸손하고 경청에 능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너무 외부의 평가나 남들의 인정에만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 자신을 돌아보려 애씁니다. 때로는 업무 성과에 대한 타인의 칭찬에 스스로 지나치게 고무되거나, 반대로 작은 실패에 심하게 낙담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 내면의 목소리를 차분히 들여다보면서,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성찰하려고 합니다. 그린이 말하듯이 우리 각자는 내면에 비합리적인 충동이 숨어 있기 마련이고, 이를 인식하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기 인식은 꾸준한 자기계발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린은 한 법칙에서 "사람을 볼 때 겉모습에 속지 말고 그 사람이 반복적으로 보이는 행동 패턴을 보라"는 조언을 합니다. 이는 남을 판단할 때뿐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볼 때도 적용됩니다. 제가 어떤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일정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패턴을 점검해보면 나만의 약점이 보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소송 준비 막바지에 주변 조언을 뿌리치고 혼자 몰두하다가 간과하는 부분이 생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제가 그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음을 깨닫고, 의식적으로 동료들의 의견을 묻고 제 고집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렇듯 자신의 행동 패턴을 인지하고 필요하다면 태도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성장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책에서도 태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Law of Self-sabotage)며, 스스로 비관적 태도로 자기 발목을 잡는 함정을 경계하라고 합니다. 제가 신뢰하는 선배 한 분도 "문제를 문제로만 보지 말고 배움의 기회로 삼아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긍정적인 태도로 임할 때 오히려 해결책이 보이고 더 큰 성과를 얻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한계를 솔직히 알고 받아들이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법조인으로서도, 한 사람의 리더로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면의 어두운 면을 지니고 있다는 통찰입니다. 그린은 이를 '어둠의 법칙' 장에서 다루며, 우리가 사회적으로 용인받기 위해 자신의 일부 욕구나 감정을 억누르지만 그러한 억압된 면이 때때로 예상치 못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법률가로 일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이 극한 상황에서 돌연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보고, 반대로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는 사람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숨겨진 선행을 하기도 하는 등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제 안에도 불안, 경쟁심, 분노와 같은 감정들이 숨어 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어두운 면을 아예 무시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직시하고 관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화가 난다고 바로 폭발하기보다 스스로 화를 다스릴 방법을 찾고, 두려움이 생기면 그 원인을 분석해 대비하는 식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는 용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 심의 이름을 제 성(姓)에서 따온 것도 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신뢰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내건 이상, 제 약점이나 잘못도 결국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요. 그런 책임의식 덕분에 때때로 힘들 때도 초심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킬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겸허함과 원칙 존중은 제가 추구하는 바이며, 이 책은 그 점을 더욱 확고히 해주었습니다.
2. 공감과 인간 이해: 사람을 이끄는 힘
로버트 그린의 책에서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은 주제는 공감(Empathy) 능력이 가진 힘이었습니다. 변호사의 일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일입니다. 의뢰인의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야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때로는 상대편이나 재판부의 관점까지도 헤아려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리더십 측면에서도, 구성원들의 동기를 파악하고 그들을 독려하려면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그린은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기 쉬우므로 의식적으로 타인의 관점에 서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사람에 대해 모른다는 가정에서 시작해, 상대의 이야기를 선입견 없이 온전히 듣고,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 신호까지 주의 깊게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제 상담 장면들을 떠올렸습니다. 법률 상담을 할 때 법률적 조언만 늘어놓기 전에, 의뢰인이 처한 상황과 심경을 충분히 들어드리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사실 초기에는 저도 빨리 결론부터 말해주는 것이 능력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태도에서 큰 신뢰와 안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가능하면 의뢰인이 말을 끊지 않고 다 하실 때까지 경청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맞장구치며 그 마음에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작은 행동들이 신뢰의 토대가 되고, 나아가 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린이 말한 "비언어적 단서에 주목하고 때로는 거울처럼 상대의 제스처를 비춰주라"는 팁도 인상적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하고 있던 이러한 습관이 이론적으로도 뒷받침되는 것을 보고 흥미로웠습니다.
더 나아가, 이 책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서도 통찰을 줍니다. 법정에서 이기는 것만이 법률 서비스의 전부가 아닙니다. 많은 경우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하고, 때로는 설득을 통해 상대방이나 재판부의 양해를 구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정면으로 논리만 내세워 상대를 찍어누르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오랜 경험상, 사람은 자신이 틀렸다고 지적받으면 더 완강히 반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도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 상대의 자존심을 세워 주면서 설득하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상대를 영향력 있게 설득하려면 내 장점을 드러내거나 정면으로 충돌하기보다, 그 사람이 옳다고 믿는 바를 인정해 주고 내 제안을 그 연장선에 놓아보라"는 것입니다. 저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되도록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충분히 공감하고 나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설명하려 합니다. 가령 상대 측 기업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사정을 이해한다는 말로 시작해보면, 상대도 방어 태세를 누그러뜨리고 우리의 요구를 더 열린 마음으로 듣는 분위기가 조성되곤 했습니다. 이런 심리적 기술은 조직을 이끌 때도 중요합니다. 제가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줄 때도 무작정 "이건 잘못됐다"라고 지적하기보다는, 먼저 "이 부분 참 잘했는데, 이러이러한 점을 보완하면 더 좋을 것 같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상대의 자부심을 존중하면서 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이죠. 우리 법무법인 심의 모토 중 하나도 "소통하는 로펌"입니다. "모든 일의 최고 전문가는 고객"이라는 믿음 아래, 저희는 항상 고객으로부터 배우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간다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이는 결국 고객이 느끼기에 존중과 공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더욱 마음을 열어 허심탄회하게 협조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린의 조언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어서 읽으며 무릎을 친 대목입니다.
또 한 가지, 법조인으로서 사람을 읽는 기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초반 법칙 중 하나인 "가면 법칙"에서는, 사람들이 사회생활 속에서 각자 나름의 가면(mask)을 쓰고 살아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그 사람을 다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표면 뒤에 숨은 진짜 의도나 성격을 간파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레 법정 증인 신문이나 면접조사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입으로는 유창하게 답하고 있어도, 미세한 표정 변화나 시선 처리를 보면 불확실함이나 두려움이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답변 이면에 숨은 진실이 있을 거라고 판단하여 그 부분을 더 집요하게 파고들면, 결국 중요한 단서를 얻곤 했습니다. 반대로, 겉으로는 강경한 협상자처럼 보여도 얼굴에 일순 스치는 당혹감이나 손 떠는 모습을 포착하면, 그 사람이 사실 마음 한구석에 불안이나 약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협상 전략을 바꿔 좀 더 부드럽게 설득하거나 대안을 제시해 성과를 거둘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관찰력과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사람의 속내를 읽어내는 기술은 법조 실무에서 매우 유용하며, 이 책을 통해 그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뛰어난 변호사는 법 조문과 판례뿐 아니라 인간 자체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평소 제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3. 맺음말
『인간 본성의 법칙』를 읽으며,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결국 비즈니스와 리더십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법률가는 법을 다루는 직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직업입니다. 따라서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지요.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늘 법리 공부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제게 훌륭한 참고서가 되었습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법,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법, 그리고 타인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법에 대한 통찰들을 통해 저 자신의 업무 방식과 리더십 철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신념으로 삼아온 공감과 소통, 자기 성찰의 가치가 이론적으로 뒷받침되는 느낌이라 더욱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물론 책에서 제시하는 18가지 법칙 모두에 전적으로 동의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분야에 있든 사람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다 보면 분명 "내 주변에 저런 사람 있지" 혹은 "나도 모르게 저런 행동을 했던 적이 있네"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깨달음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큰 선물이라고 느꼈습니다. 저 또한 이번 모임을 계기로 얻은 통찰들을 바탕으로, 변호사로서 한층 성장하고 보다 나은 리더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 그리고 선입견없이 이해하기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