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디벨로퍼 P
의뢰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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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멋있는 사업지, 사냥감 이었는데~ 의사결정자가 아니다보니 끝까지 주장할 수 없었던 순간...어느정도의 에쿼티는 정말 필요하다..]

A선배를 통해 접수된 경주지역의 주거지에 위치한 반듯한 사업부지를 검토하게 되었다. 지역 건설사에서 보유중인 사업지인데, 자금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사업권(사업부지 포함)을 매각하려고 시장에 접수한 물건이었다. 즉 사냥하기에 딱 안성맞춤인 사냥감인거다. 현장 주변에 휀스로 사업지 관리도 잘 되어있었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입주한 아파트 상품도 크게 무리없이 사업 정산이 되었기도했다. 무엇보다 입주 상품의 시세가 실거래가격으로 증명이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 안전한 지표, 비교대상이 또 있을까하는 증명된 사업지, 확실한 사냥감이 었다. 앞서 A선배와 B선배가 소싱했던 사업지, 사냥감 중에서는 기본적인 컨디션이 가장 우수하다고 봐도 좋을 사냥감이었다.




C선배와 시장조사를 위해 현장을 찾았고, 부산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에서 경주까지는 마케팅 범위에 포함하는 상황이었고, 때마침 해당 사냥감을 매각하려고하는 건설사의 담당자가 부산 친구의 지인이기도 했고, 길하나 사이로 붙어있는 아파트 단지 (해당 사냥감을 내놓은 건설사에서 바로 직전에 분양했던 상품이었다)의 잔여물량 등 소진 위해 투입된 영업인력을 알고있기도 했기 때문에 부산 친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순간이기도 했다. 부산 망미동 운전면허학원을 찾을 때처럼 내가 경주로 가는 길에 C선배를 픽업해서 경주로 향했고 그 현장에서 부산친구와 인근 상품의 영업인력을 만나 해당 사냥감에 대해서 그리고 경주 시장에 대해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결국, 해당 사냥감을 사냥하기로 하는 의사결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업지를 얼마에 사와서 얼마에 분양할 경우 남는 사업이익이 얼마다라고하는 것에 대한 사업계획 수립(이미 상품이 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건설사의 인허가 완료에 대한 부분을 수용해야하는 사업지였다)이 필요했고, 그 실현가능성에 대한 즉 예상한 분양가로 분양성이 짧은 기간에 달성 가능하겠느냐에 대한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부산에 사는 친구와 사업계획서에 대한 역할 분담을 나누고, 부산친구가 소개해준 인접 상품 영업 인력에게 들은 수요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합하고 주변 부동산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더해서 사업계획 및 매입 포인트에 대한 방향성을 잡았다. 이만한 사업지가 없고 꼭 이 사냥감을 꼭 사냥하자고 말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202461) 기존에 작성헀던 지난 자료를 되돌아보면서 시공가격을 보니, 2020년에만 하더라도 시공단가가 평당 400만원으로 되어져있는 것을 보았다. 지금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인 가격인데 그때는 저 가격으로 사업수지 분석을 진행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그냥 웃음만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재검토를 한다고 가정해본다면 당연히 사업진행은 어려운 상황일텐데 그때는 나름의 수익성이 나온다는 계산을 도출하게 된다. 물론 큰 수익률은 아닌 딱 검토하기 좋을만한 그 수준의 수익률로 말이다.

시장조사,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수지작성 등을 종합해서 보고서를 완료하고 내부 회람을 돌리면서 사업진행에 대한 조사자의 의지를 담아 설명을 했으나, 결론적으로 사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사업진행이 안된 이유는 단순하다. 에쿼티 제로로 시작해야하는 첫 사업인데 수익성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기도하고, 경주지역에 대한 큰 틀에서의 분양성이 없다고 바라보는 결정권자의 입김이 작용한 부분이 있었다. 막내이자 실무자의 입장, 시각에서는 이런 사냥감도 이런저런 이유로 사냥하지 못하면 도대체 어떤 사냥감을 사냥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하여 강하게 해당 사냥감을 사냥하자고 요청, 제안을 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게 경주에서 딱 하나 남은 좋은 부지는, 그 멋진 사냥감은 또다시 멀어지고 있었다.

지금 다시금 생각하면 이해도 된다. 에쿼티가 제로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비를 조달하기위한 이자비용 그리고 배당까지 고려해본다면 일반적인 13% 내외의 수익률을 가지고는 사업시행에 대한 마진 버퍼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것저것 떼고나면 손에 쥐어지는게 많지 않은 부분도 의사결정에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간당간당한 사업이익으로 사업진행 할 경우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리스크에 공격적,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도 한계가 있었을 거라는 판단들이 쌓여가면서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왕 에쿼티를 빌려서 사업하려고한다면 좀 더 크게 남는 사업지, 좀 더 먹거리가 많은 사냥감을 사냥하고 싶을 것이다. 채산성의 논리로 볼 때도 말이다. 나는 그때는 이런 생각은 하지 못했던거 같다. 그냥 눈앞에 맘만 먹으면 사냥할 수 있는 사냥감이 있는데 이것저것 참 까다롭게 본다는 생각에 속상했던 것 같다. ‘아니 이런 사업을 안하면 도대체 어떤 사업을 하려고하는걸까?’ 하는 의문많이 쌓여갔던 것이다.




2024년 현재 해당 사업지를 찾아보니 20236월 달에 경주 뉴센트로 에일린의뜰이란 단지로 아이에스동서에서 시공하여 입주를 한 상태가 확인된다. 공사기간을 감안해본다면 2020년 어느시점에 내가 검토했던 그 사업지는 패각이 되고 공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내가 속한 그룹에서 의사결정만 제때 했다면 다른 시공사의 이름으로 해당 사업지에 아파트가 준공되었을 것인데 말이다.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내가 주장한대로 그 사업지, 그 사냥감을 사냥했다면 지금 해피하게 마무리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다시 솟아오른다. 코로나19, 시공비상승, 금리상승 등의 긴 터널을 정면으로 부딪혔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잘 마무리 지어서 준공을 시켰을까? 아니면 2020년에 분양을 모두 마무리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에 대한 마무리를 지었을까? 어떤 결정을 했더라도 어려움은 있었을 것이리라. 직접 했느냐 아니냐의 문제일테니까. 그럼에도불구하고 왜 난 끝까지 주장하지 못했을까 싶다. 의사결정자가 아니었더라도 한번 끝까지 우겨보고 헀었다면.. 조금 이익이 적더라도 실제로 사업비를 투입하고 그렇게 꾸려나갔다면 뭐라도 손에 남는게 있었을텐데 하는 미련도 아쉬움도 허탈함도 남게 된다. 사냥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없는데, 왜 더 큰 사냥감만을 찾았었을까..순간이 모여 현재,미래가 될 것인데 너무 미래만 본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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