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탈출(?) 후 전설적 투자자가 된 찰리멍거의 비법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심 대표변호사인 심포도입니다.저는 부동산 개발사업과 금융 분야를 주로 다루는 변호사입니다. 업무 특성상 투자자, 건설사, 금융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하며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항상 고민해온 것은 어떻게 하면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런 제게 찰리 멍거(Charlie Munger)의 저서 『가난한 찰리의 연감』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워런 버핏의 오랜 동반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었던 멍거가 평생에 걸쳐 쌓은 통찰과 철학을 담은 연설 모음집으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 삶과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지혜를 전해줍니다.『가난한 찰리의 연감』은 찰리 멍거가 1986년부터 2007년까지 여러 자리에서 한 열한 편의 강연을 엮은 책입니다. 하버드 졸업 축사부터 남가주대 법대 졸업식 연설까지, 각각의 강연에서 멍거는 성공적인 인생과 투자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하게 설파합니다. 특히 그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에 영감을 받아 평생 학습, 다학문적 사고, 윤리의식 등을 강조하며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통찰을 전해줍니다. 흥미롭게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멍거는 젊은 시절 변호사로 활동하다 워런 버핏의 제안을 받고 투자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통찰에는 법률가 특유의 논리성과 원칙주의가 녹아 있으며, 이러한 면모는 법조인인 제게 더욱 큰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저는 이 책을 읽으며 투자 세계의 지혜가 제 자신의 법률 업무와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삶에도 그대로 통용됨을 깨달았습니다. 이하에서는 멍거의 주요 가르침을 요약하고, 그것이 부동산 개발사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제 경험과 함께 성찰해보고자 합니다.다학문적 사고와 멘탈 모델의 힘멍거의 가장 유명한 조언 중 하나는 “다양한 학문의 가장 중요한 원리를 통달하여 사고의 도구 상자를 채워라”라는 것입니다. 그는 수학, 물리학, 경제학, 심리학, 법학 등 다학문적 접근(multidisciplinary approach)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면 보다 입체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멍거 자신이 법률가 출신이자 공학과 경제학에 두루 정통한 인물로서, 이렇게 축적한 지식을 투자 판단에 응용해 놀라운 성과를 냈습니다. 하나의 관점에만 매몰되지 않고 여러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으면 마치 튼튼한 격자 구조(latticework)처럼 견고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저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멍거의 멘탈 모델 개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생각해보면, 법률적인 타당성뿐 아니라 금융 구조, 건설 기술, 시장 수요, 도시계획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습니다. 저는 계약서 한 줄을 검토할 때도 법 조항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그 조항이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멍거의 가르침처럼 한 분야의 지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회계원리나 심리학적 요소(예: 투자자의 심리, 협상 상대방의 동기)를 함께 고려하면 위험을 더 잘 식별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시행사와 시공사 사이의 분쟁을 해결할 때 법리적인 정당성 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경제적 인센티브 구조를 분석해보면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다학문적 사고와 풍부한 멘탈 모델을 활용하는 자세는 복잡한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역량입니다.거꾸로 생각하기: 문제 해결과 위험 관리찰리 멍거가 즐겨 언급하는 사고법 중 하나는 “거꾸로 생각하기(Inversion)”입니다. 그는 카를 야코비의 말 “항상 수식을 뒤집어보라”를 인용하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정면 돌파만 고집하지 말고 반대로 접근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삶에서 성공하는 법을 고민하기보다 실패하는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피하면 자연히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역설적 지혜입니다. 1986년 하버드 졸업식에서 멍거는 “불행해지는 확실한 처방”을 유쾌하게 늘어놓으며 청중에게 웃음을 주었지만, 그 속에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들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구보다 게으르고 이기적으로 굴어라. 매사에 불평하고 남을 시기하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반면교사식 조언을 통해 그는 행복과 성공을 위해 우리가 절대 피해야 할 태도를 각인시켰습니다.저는 이 거꾸로 사고하기 원칙을 법률 자문과 리스크 관리에 자주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프로젝트의 법률 구조를 짤 때, “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법”만 고민하는 데서 한 걸음 물러나 “어떻게 하면 이 거래가 망가질 수 있는가?”를 자문해 봅니다. 혹시 모를 실패 요인을 미리 찾아 제거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개발에서는 인허가 문제, 예상치 못한 공사 지연, 자금 조달 실패 등 여러 “망하는 시나리오”가 존재합니다. 멍거의 방식대로라면, 우리는 각 시나리오를 철저히 검토해 치명적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실제로 저는 계약서를 검토할 때 “이 조항이 최악의 경우 어떻게 악용될 수 있을까?”를 역으로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러한 인버전 사고법은 문제 해결의 창의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잘못된 길로 빠질 확률을 줄여주는 안전장치로 작용합니다. 멍거의 유명한 농담, “코카인을 하지 말고, 질주하는 열차와 경주하지 말며, 에이즈에 걸릴 상황을 피하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부를 행동은 애초에 가까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전문인으로서 우리는 성공 비결만큼이나 실패하지 않는 원칙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인지 편향에 맞서는 합리적 판단멍거의 강연 중 제가 특히 주목한 것은 인간의 비합리성을 경계하라는 부분입니다. 그는 유명한 연설 “인간적 오판의 심리학”에서 우리가 빠지기 쉬운 인지 편향(cognitive bias)들을 적나라하게 소개합니다. 사람은 논리적 이성만으로 움직이지 않기에, 똑똑한 이들조차 심리적 함정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는 지적입니다. 멍거가 강조한 대표적 편향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확증 편향: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이로 인해 보고 싶은 사실만 보고 듣고 싶은 주장만 듣게 되어 판단이 왜곡됩니다.과잉 확신 편향: 자신의 능력이나 판단을 실제보다 과신하여 실수 가능성을 간과하는 현상. 전문성이 높을수록 오히려 이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보상에 따른 편향(인센티브 편향): 사람은 인센티브(보상 체계)에 의해 행동과 판단이 크게 좌우됩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게 되므로 객관성을 잃기 쉽습니다.사회적 증거 편향(집단 동조): 다수가 믿거나 행동하는 대로 따르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심리.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분석을 뒤로하고 군중을 따라갈 때 발생합니다.물론 이 밖에도 다양한 심리적 함정들이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오류 가능성을 스스로 자각하고 교정하려는 태도입니다. 멍거는 이를 위해 자신의 판단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근거를 체크하며, 필요하면 의사결정 체크리스트까지 만들어 객관성을 확보하라고 조언합니다.실제로 법률 및 투자 분야는 이러한 편향의 위험에 많이 노출됩니다. 저 역시 고객을 대리하다 보면 그들의 관점에 지나치게 동화되거나, 초기에 세운 가설을 뒷받침할 정보만 찾으려 한 적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개발 투자에서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위험 신호를 무시하거나, “남들도 다 하니까 나도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례도 종종 관찰됩니다. 멍거의 가르침 덕분에 저는 “혹시 내가 편향에 빠져있지는 않은가?” 수시로 자문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습니다.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의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검토하고, 가능한 한 정량적 데이터와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또한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도 배웠습니다. 멍거는 “세상만사는 내가 보여달라는 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 보너스 구조가 이끄는 대로 보이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는데, 저 역시 자문 보수 체계나 성과 평가 방식이 제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합리적 판단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편향을 자각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을 통해 비로소 얻어진다는 깨달음을 이 책으로부터 얻었습니다.윤리의식과 평판: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찰리 멍거의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축은 강한 윤리의식과 원칙주의입니다. 그는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로 정직성과 평판(reputation)을 강조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동업자인 워런 버핏이 “평판을 쌓는 데 2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5분도 안 걸린다”라고 말한 바 있듯이, 멍거 역시 신뢰를 잃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합니다.실제로 두 사람은 투자 의사결정에서 법적으로야 문제가 없더라도 윤리적으로 찜찜한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왔습니다. 예컨대 사행산업이나 사기성 짙은 경영진이 있는 기업에는 처음부터 가까이하지 않았지요. 멍거는 “얻고자 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그에 합당한 사람이 되라”고 조언하는데, 이는 결국 자기 양심과 원칙에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지속하다 보면 성과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뜻일 것입니다. 또한 멍거와 버핏은 성공의 궁극적 기준은 돈이나 지위가 아니라 평생 쌓은 신뢰라고 입을 모읍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존경하는 이들에게 인정받는 삶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공이라는 메시지이지요.저는 로펌에서 일하며 때로는 윤리적으로 난처한 제안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개발 인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보기 위해 편법을 묵인하거나, 계약 상대방이 알면 거래를 철회할만한 중대한 정보를 숨기자는 식의 유혹이 있을 때, 멍거의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멍거라면 “단기 이익을 위해 평생의 평판을 망칠 필요가 있는가?”라고 단호하게 반문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는 “살면서 피해야 할 죄악 중 최악은 아마 시기심과 질투일 것이다. 남의 성공을 시샘하는 마음은 추악할 뿐 아니라 아무 즐거움도 주지 못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시기심, 부정직, 오만 등은 모두 전문인으로서의 품격과 신뢰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덫입니다. 부동산 업계는 좁아서, 한 번 평판을 잃으면 두 번 다시 기회를 얻기 어렵습니다. 결국 윤리의식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사업적 이익을 지키는 길임을 저도 현장에서 절감합니다. 멍거의 가르침 덕분에 눈앞의 이익보다 원칙과 명예를 우선하는 용기를 배웠고, 이는 제가 고객과 동료들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되었습니다.파트너십과 신뢰: 함께 일할 사람의 조건성공적인 사업과 커리어를 위해서는 뛰어난 동업자와 동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 초판에 실린 워런 버핏의 서문에는 동업자 선택에 관한 귀중한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버핏은 멍거와의 수십 년 동행을 염두에 둔 듯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당신을 절대 의심하지 않고, 당신이 값비싼 실수를 저질렀을 때도 토라지지 않을 동업자를 찾아라. 또한 자신의 돈을 투자하면서도 적은 보수를 받고 기꺼이 일할 만큼 관대한 사람을 찾아라. 끝으로, 먼 길을 함께 가는 동안 꾸준히 즐거움을 더해줄 동료와 동행하라."실제로 버핏과 멍거의 파트너십은 신뢰와 관용, 그리고 유머로 대표됩니다. 둘은 성격과 전문분야는 다르지만 가치관과 원칙에서 일치했고, 서로의 실수를 덮어주며, 함께 일하는 즐거움을 나눴기에 60년 가까운 동업이 가능했습니다.저는 이 조언을 제 일에도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법률 자문을 수행할 때 함께 일하는 팀 구성이나, 거래 상대방이 될 파트너를 고를 때 신뢰와 궁극적 목표의 공유를 최우선으로 봅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시행사, 시공사, 금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힙니다. 이때 파트너의 태도와 철학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언젠가 분쟁이나 균열이 생깁니다. 반대로 서로 신뢰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팀은 예상치 못한 위기가 와도 유연하게 대처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확률이 높습니다. 멍거의 이야기처럼, 저 역시 능력만 뛰어난 사람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일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함께 일하는 변호사, 회계사, 금융 전문가들을 선택할 때 실력과 더불어 정직성, 상호 존중, 협동심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같은 가치관을 지닌 파트너들과 오래 일하는 것이 단발성 이익보다 큰 성취와 행복을 준다는 것이 멍거가 말하는 바이며, 저도 깊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끊임없는 학습과 겸손한 자세찰리 멍거는 평생 학생으로 사는 것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 인물입니다. 그는 90대에도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게으르지 않았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멍거는 지식을 쌓는 과정을 복리 이자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배우고 개선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엄청난 지적 자산의 축적(compounding knowledge)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내일 아침 일어날 때 오늘보다 좀 더 현명해져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는 그가 추구한 지적 성장의 꾸준함을 잘 보여줍니다.이 책 곳곳에서 멍거는 겸손과 자기계발에 대해 역설합니다. 그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정작 스스로는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는 태도를 잃지 않았습니다. 이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겸손(intellectual humility)이야말로 더 배우게 만드는 원동력임을 아는 지혜였습니다. 멍거는 다른 이들의 실수를 보고 배우라는 조언도 합니다. 굳이 본인이 다 겪어볼 필요 없이 역사와 주변 사례를 공부하면 동일한 함정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역시 신입 시절 선배들의 사건 처리 경험을 밑거름 삼아 비슷한 실수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률이든 금융이든 시대에 따라 지식이 변하고 새롭게 쌓여가기 때문에, 스스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도태되리라는 위기감도 갖게 됩니다.멍거의 말처럼 끊임없는 독서와 학습은 전문인으로서 저를 날마다 조금씩 성장시키는 힘입니다. 또 한 가지, 그는 술과 마약을 멀리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 역시 현명한 삶의 태도라 언급했는데, 이는 정신적 성장뿐 아니라 신체적, 도덕적 건강까지 아우르는 균형 잡힌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줍니다. 결국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는 한 우리는 어떠한 변화에도 유연하게 적응하며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인내와 장기적 관점의 가치멍거와 버핏이 보여준 성공은 인내심과 장기적 안목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둘은 눈앞의 유행이나 단기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몇십 년을 내다보는 투자를 해왔습니다. 찰리 멍거는 유망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많은 기회를 과감히 거절했고, 일단 확신이 들면 대담하게 베팅하여 오랜 기간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신중함과 결단력의 조합은 부동산 개발을 비롯한 사업에서도 귀감이 됩니다.개발사업을 하다 보면, 특히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무리하게 투자를 확대하거나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유혹에 직면합니다. 하지만 멍거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조건이 완벽하게 맞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나면 그때 움직이라는 것이지요. 이는 버핏의 투자 원칙인 “안전마진을 확보하라”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잘못된 때에 성급히 뛰어들기보다 준비된 자로서 기회가 왔을 때 단단하게 잡는 것이 더 큰 성공을 가져옵니다.제 경험으로도 “기다릴 줄 아는 용기”가 때로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한때 수익성이 높아 보이지만 법적 리스크가 큰 딜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탐내는 프로젝트였지만, 저는 멍거의 조언대로 위험 요인이 해소될 때까지 지켜보자고 고객께 제안했습니다. 결국 그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규제 변경으로 무산되었고, 저희는 손실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반대로 충분히 분석하고도 확신이 들지 않아 포기했던 기회 중 나중에 아쉬움을 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멍거는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은 몇 번의 멋진 승리로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모든 기회를 다 쫓아다닐 필요 없이, 자신이 잘 이해하고 준비된 분야에서 소수의 결정적인 성공을 거두면 된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저에게 큰 위안과 교훈이 되었습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장기적인 성과를 지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지속가능한 커리어와 사업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맺음말: 법률 업무에 적용하는 찰리 멍거의 지혜『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통해 얻은 통찰들은 저처럼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책을 덮으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성공한 투자자와 훌륭한 전문가의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멍거가 강조한 성실함, 지혜, 공감, 절제와 같은 덕목들은 결국 한 사람의 인격과 업무 철학을 이룹니다. 저는 오늘도 계약서를 검토하고 협상을 벌이는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멍거의 어록을 떠올립니다. “어리석은 짓만 피한다면 자연히 현명해질 것이다.” 라던가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라면, 꾸준히 정직한 사람은 그 자체로 경쟁우위에 선다”는 격언들은 제게 프로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아 줍니다.부동산 개발업계는 거칠고도 역동적입니다. 때로는 비이성적 투기가 판을 치고, 근시안적인 결정으로 실패를 자초하는 경우도 봅니다. 이럴 때일수록 멍거의 지혜가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리의식을 지키며 큰 그림을 보는 자세,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고 개선하려는 태도야말로 어떤 환경에서도 나를 지켜줄 나침반과 같습니다. 멍거가 평생 실천한 대로 원칙을 고수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손해보는 듯해도 결국에는 평판과 성과 두 가지를 모두 얻는 길임을 저 역시 경험했습니다.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 배움은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멍거의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전문 분야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우리 모두가 '가난한 찰리'가 전하는 풍부한 지혜를 통해 더 나은 전문가이자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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